노력으로 무명 설움 떨친 임영희… 30대로 2라운드 MVP 출전 시간 거의 풀타임

입력 2012-12-02 17:53

춘천 우리은행이 승리 가도를 달리면서 팀의 맏언니이자 주장 임영희(32)의 늦깎이 성공시대도 활짝 열리고 있다.

임영희는 지난 22일 기자단 투표를 통해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30대인 임영희가 MVP 타이틀을 딴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임영희는 1999년 신세계(현 하나외환)에 입단했지만 주로 백업 선수로 뛰었다. 마산여고 동기 신정자(KDB생명)가 훨훨 날고 있는 동안 임영희는 벤치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쓸쓸함을 오랫동안 맛봤다.

2009∼2010시즌을 앞두고 신세계에서 우리은행으로 이적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하긴 했지만 바닥을 기는 팀 성적 때문에 기량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로 신임 코칭스태프가 바뀌며 농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올 4월 결혼한 새댁이지만 제일 먼저 앞장서서 강훈련을 소화했다는 게 우리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오랜 무명의 임영희는 자신의 농구 인생에 꽃을 피우고 있다.

임영희는 2일까지 14경기에서 평균 득점 18.29점으로 변연하(국민은행·17.69점)를 제치고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한 경기 평균 출전 시간도 37분48초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임영희는 “혹독한 훈련을 거쳤기 때문에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작년보다 집중력이 좋아졌다”면서 “이제 감히 입에 담기도 어려웠던 우승의 꿈을 꾸게 됐다. 코칭스태프와 나를 잘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춘천=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