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빗:뜻밖의 여정’ 잭슨 감독·주연배우 기자회견… “실제 같은 화면 새로운 판타지 세상”

입력 2012-12-02 17:50


‘반지의 제왕’ 3부작(2001∼2003)에 이은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 ‘호빗:뜻밖의 여정’ 제작진의 아시아 언론 기자회견이 1일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에 이어 일본 및 대만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는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51) 감독과 마틴 프리먼(41), 앤디 서키스(48), 리처드 아미티지(41), 일라이저 우드(31) 등 주연배우들이 참가했다.

‘호빗:뜻밖의 여정’은 판타지 거장 J.R.R 톨킨이 ‘반지의 제왕’에 앞서 집필한 ‘호빗’을 영화화한 것으로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지의 제왕’ 주인공 프로도의 삼촌인 호빗족 빌보가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족의 왕국을 되찾기 위해 마법사 간달프와 함께 떠나는 모험을 그린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다.

10년 만에 신작을 들고온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에 “둘 다 톨킨의 작품을 기초로 만들어지고, 호빗의 집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스토리와 캐릭터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반지의 제왕’ 프로도는 세상의 무게를 두 어깨에 짊어진 힘든 캐릭터지만 ‘호빗’의 빌보는 경쾌하고 유머가 많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호빗’의 제작비는 ‘반지의 제왕’의 2배인 5억 달러(약 5400억원)가 투입됐다. 특히 기존 1초당 24프레임 대신 48프레임으로 촬영하는 최첨단 하이프레임레이트(HFR) 3D 기법을 100년 영화 역사상 처음 사용했다. 잭슨 감독은 “화면이 내 옆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진짜에 가장 가깝게 실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이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빌보의 경우 나중에 그가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 스토리가 시작되기 때문에 캐릭터 간의 역학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캐릭터는 영화의 엔진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빌보와 간달프, 난쟁이 왕국을 이끄는 소린의 관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색깔을 규정하는 엔진”이라며 웃었다.

빌보 역을 맡은 마틴 프리먼(영국)은 “‘반지의 제왕’에서 이안 홈의 연기를 통해 60년 후의 내 모습을 이미 보았고, 이를 기초로 연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호빗’ 도입부에 잠깐 등장하는 프로도 역의 일라이저 우드(미국)는 “‘반지의 제왕’을 열아홉 살에 시작해 어느 덧 서른 살이 넘었다. 다시 출연해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앙증맞은 골룸 역으로 유명한 앤디 서키스(영국)는 영화 속 대사 “골룸∼”을 똑같이 연기해 보여 좌중을 웃게 했다. 골룸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에 서키스의 움직임과 표정 연기를 모션 캡처 방식으로 합성해 사람처럼 생생하게 만들었다. 난쟁이 왕족을 이끄는 소린 역의 리처드 아미티지(영국)는 “18개월의 촬영 기간이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잭슨 감독은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반지를 얻게 된 빌보가 골룸을 죽이려다 ‘칼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 진정한 용기는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에 있다’라는 간달프의 말을 떠올리는데, 인도주의와 선한 마음을 판타지를 통해 얘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호빗’ 1편은 13일 국내에 개봉되고, 2편과 3편은 2013년 겨울과 2014년 여름에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도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