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시즌 3호골 … 깨어난 킬러본능 “호날두 나와라”
입력 2012-11-30 19:38
두 명의 수비수 틈바구니에서 돌고래처럼 솟아올라 멋진 헤딩슛. 박주영(27·사진)은 역시 셀타 비고의 ‘해결사’였다.
박주영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폰데베드라주 비고의 발라이도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2∼2013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32강 2차전 알메리아(2부리그)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시즌 3호 골. 지난 19일 마요르카와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은 넣은 박주영은 27일 사라고사전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돼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선발 출장한 이번 경기에선 골을 뽑아내 파코 에레라 셀타 비고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줬다.
셀타 비고는 1차전에서 0대 2로 패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0-0의 균형을 깨는 박주영의 선제골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3대 0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박주영은 연장전까지 120분을 소화했다.
2골 차를 극복해야 했던 에레라 감독은 공격수 3인방 박주영, 이아고 아스파스 그리고 마리오 베르메호를 모두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셀타 비고는 전반에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고서도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에레라 감독은 후반 베르메호를 빼고 박주영과 아스파스에게 전방을 맡겼다. 박주영의 선제골은 후반 10분에 나왔다. 오른쪽 공간을 치고 들어간 셀타 비고 미드필더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가 페널티지역에서 쇄도하는 박주영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박주영이 헤딩슛한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이 됐다.
박주영의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셀타 비고 선수들은 줄기차게 골문을 두드렸지만 슈팅은 번번이 상대 골키퍼 디에고 가르시아의 선방에 막혔다. 셀타 비고는 패색이 짙어진 후반 추가시간에 코너킥 상황을 만들었다. 막판 공격에서 셀타 비고는 로베르토 라고의 동점 골로 기사회생했다. 셀타 비고의 엔리케 데 루카스는 연장 후반 3분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날려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박주영이 공중에서 완벽한 헤딩골을 넣었다”고 호평했고, ‘아스’는 “한국인 공격수 박주영의 선제골이 셀타 비고의 16강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12월 말에서 내년 1월 초 사이에 열릴 예정인 셀타 비고의 16강전 상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다. 박주영은 지난달 21일 리그 경기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막판 날카로운 헤딩슛을 날려 레알 마드리드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바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