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음 주말 장거리 미사일 발사준비 마칠 듯”… 美, 이지스함 배치 등 MD 본격 가동

입력 2012-11-30 19:27

북한이 다음 주말이면 장거리 로켓 발사준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도 이에 맞서 이지스함 배치 준비 등 대북 미사일방어시스템(MD)을 본격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는 29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기지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다음 달 첫째 주까지 3단계 로켓 발사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미연구소는 자체 웹사이트 ‘북위 38도(38 North)’에 지난 23, 26일 디지털글로브사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사일 기지에 로켓 2·3단 발사체 운반차량으로 추정되는 긴 트레일러 차량 2대, 지하연료저장소에 연료와 산화제를 채운 것으로 추정되는 용기, 발사관리와 궤도추적을 통한 통신장비 설치, 발사관람 건물의 정리작업 상태 등을 근거로 다음 주말 발사 준비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로켓 발사 움직임이 구체화되자 미국은 MD 본격 가동을 위해 이지스함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지난 두 달 동안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움직임을 주목해왔다고 덧붙였다. MD는 SM-3미사일을 장착한 이지스함과 함께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레이더 방어망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4월 13일 이곳에서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하기 전에도 MD시스템을 가동했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호세 필리페 모라에스 카브랄 의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모든 이사국이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0일 방북 중인 중국 공산당 대표단장인 리젠궈(李建國)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친서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친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친서에는 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 초청 내용이 담겨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접견자리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 문제가 논의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국제기구에 상공과 해상에서의 추진체 착수지점을 통보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로켓발사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무선통신 관련 국제기구도 북한이 위성에 활용할 주파수 사용 계획을 통보받지 못한 상태다.

한편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건설을 중단한 실험용 경수로의 주요 건물 외장작업을 마치는 등 핵폭탄 물질을 생산하는 능력을 확충했다고 경고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