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 추락 원인은 어이없는 정비 실수… 정비사 상관 자책감에 자살
입력 2012-11-30 19:20
정비사의 어이없는 실수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조종사가 목숨을 잃었다. 해당 정비사의 상관은 자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군은 지난 15일 강원도 횡성에서 발생한 블랙이글 항공기(T-50B) 추락사고 조사 결과 담당 정비사 김모(32) 중사가 항공기의 상승·하강을 조종하는 장치(Pitch·조종계통)를 정비하면서 이 장치에 꽂았던 차단선을 제거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30일 밝혔다. 정비사는 통상 조종계통에 가는 철사 굵기의 차단선을 꽂아 시스템을 정지시킨 뒤 정비한다. 정비를 마치면 반드시 이 선을 뽑아야 하는데 사고 사흘 전 이 항공기를 정비한 김 중사는 이를 뽑지 않았다.
공군 관계자는 “항공기가 이륙 후 하강하는 현상을 보여 조종사가 상승자세를 유지하려고 조종간을 최대한 당겼으나 고도 900m부터 급강하하면서 추락했다. 기체 결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종사 고(故) 김완희(32) 소령은 350m 상공에서 비상 탈출을 시도했지만 불과 9초 만에 기체가 급강하해 목숨을 잃었다.
김 중사의 상관인 김모(50) 준위는 지난 27일 새벽 영내에서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긴 채 목숨을 끊었다. 공군 측은 “부하의 실수에 대한 자책감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공군은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할 계획이며 사고 후 중단됐던 T-50 기종의 비행은 12월 첫 주부터 재개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