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8] 포문 연 文 “朴은 다섯가지가 없다”
입력 2012-12-01 00:09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30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향한 공세를 업그레이드했다. 박 후보를 “서민, 인권, 역사인식, 도덕성, 소통이 없는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며 ‘5무(無)론’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에서 MB(이명박) 정부의 서민경제 실패를 강도 높게 지적하며 박 후보 공동책임론을 꺼냈다.
문 후보 유세는 오전 10시30분 울산 중구 태화장터 5일장 연설로 시작됐다. 문 후보는 “내게는 있는데 박 후보에겐 없는 다섯 개가 있다”면서 “첫째 서민이 없다. 서민들이 하는 걱정을 평생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삶도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박 후보가 “독재와 인권유린이 잘못이었다는 역사인식도 없고, 정수장학회를 돌려주지 않아 도덕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문 후보는 “박 후보는 불통과 권위적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점심 식사를 울산대 구내식당에서 대학생들과 함께한 문 후보는 새누리당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이 재단이사장으로 있는 이 학교에서 반값 등록금 얘기를 언급했다. 그는 “박 후보가 장학금을 늘려 반값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저는 등록금 그 자체의 절반을 국가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조세개혁 의지도 밝혔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25%였던 법인세율이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로 22%로 낮아졌다”며 “하지만 각종 감면 혜택으로 삼성전자가 부담하는 법인세율은 11%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이렇게 낮은 세율의 국가는 없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선 MB 정부의 서민경제 정책을 맹공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학생시절 뻥튀기를 팔았던 죽도시장 앞에서 문 후보는 “지난 5년간 포항은 그야말로 실속 없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 대통령 주변에서 큰 소리를 치던 포항 출신 인사들은 지금 다 어디 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은 지난 5년간 포항 경제를 어렵게 만든 것에 사과부터 해야 된다. 그래도 ‘우리가 남이가’ 하시면서 새누리당 찍어주시겠는가”라고도 했다. 반응이 나쁘진 않았다. 문 후보는 한 포항 시민으로부터 과메기로 만든 목걸이를 선물받기도 했다. 그는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도 “새누리당을 지원해 온 대구 시민은 믿는 도끼에 수십 번 발등이 찍혔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는 유세를 마친 뒤 동대구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11시쯤 서울역에 내렸다. 은수미 의원 등 캠프 핵심 일부만이 동행했다. 1일엔 강원도 춘천·원주를 거쳐 충북 제천·충주로 간다. 강원도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단 한명의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이다. 후보 등록 후 주말 첫 유세를 반드시 수복해야 할 지역에서 돌파하려는 승부수다. 2일엔 문 후보의 가장 강력한 지지 기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가 펼쳐진다.
울산·포항=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