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반정부연합 ‘대표성’ 인정할 듯
입력 2012-11-30 19:05
이르면 이달 중순 미국이 시리아 반정부단체 연합체인 ‘시리아 국가연합’을 시리아 국민의 합법적 대표로 인정할 것 같다고 AP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 관리들은 오는 12일 모로코에서 열리는 이른바 ‘시리아의 친구들’ 회담에서 미국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는 70여개국이 참여한다.
시리아 반정부단체들은 지난 11일 카타르에서 ‘시리아 국가연합’을 단일화된 대표기구로 결성했다. 이후 서방국가로는 프랑스가 처음으로 ‘시리아 국가연합’을 유일한 대표기구로 인정했으며 영국과 스페인도 동참했다.
미국은 ‘시리아 국가연합’을 인정하면서 반정부 세력에 대한 추가적 인도지원도 약속할 것이라고 외신은 덧붙였다. 다만 ‘시리아 국가연합’을 유일한 시리아의 대표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 국가연합’이 신뢰성 있는 조직으로 능력을 보여줄 때까지 인정을 유보해왔다. 또 분산돼 있는 시리아 반정부 세력이 분파와 종교를 초월해 대표성 있는 조직의 지도력 아래 단합할 것도 촉구해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워싱턴에서 이날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오랫동안 시리아 반정부 세력은 아사드 정권 이후 시리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통일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그들(시리아 국가연합)의 출범에 깊이 개입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시리아 반군세력에 대한 군사지원 여부를 놓고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군사적 지원이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시리아 전역에 인터넷이 차단됐으며 휴대전화 사용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다마스쿠스 공항도 폐쇄돼 시리아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차단은 이집트나 리비아 혁명 당시에도 정부군이 사용하던 수법으로 그동안 시리아군은 세력이 강해 인터넷을 차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리아 전역에 대한 인터넷 차단이 정부군의 맹공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예측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