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착한 마피아’] 씨온 안병익 대표 “웬만하면 창업 말고 시작하면 끝을 봐라”

입력 2012-11-30 18:56


“창업. 웬만하면 하지 말아라. 하지만 일단 시작했으면 끝까지 해라.”

스타트업 기업인을 위해 애정 어린 충고를 요청하자 ‘씨온’ 안병익(사진) 대표는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매서운 말들을 쏟아냈다. 안 대표가 이 같은 말을 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세 번이나 벤처를 창업해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면서 험난한 과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시대를 앞선 기술로 시장을 개척해야 했고 IT 버블 붕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었다.

안 대표는 1993년 KT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당시 생소하기만 했던 전자지도 개발에 나섰다. 이후 전자지도를 실생활에 접목해 보자는 생각에 98년 사내 연구원 4명과 ‘한국통신정보기술’이라는 사내 벤처를 시작했다. 그는 “3개월 만에 직원 4명 모두 아팠다”며 “창업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사업이 커진 뒤 KT를 나온 그는 ‘포인트아이’를 직접 세웠다. 사내 벤처 때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가 힘이 됐다. 그러나 전자지도를 무선 인터넷으로 진출시키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환경과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았던 게 원인이었다. IT 버블까지 빠지면서 직원들 월급조차 주지 못했다. 다행히 정부의 벤처 육성 정책에 따라 정부 사업을 수주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이후 ‘친구찾기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연 매출 130억원을 달성했고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이후 회사를 매각한 안 대표는 스마트폰 열풍에 맞춰 씨온을 창업, 연매출 10억원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93년부터 축적된 ‘위치정보’ 노하우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창업했다”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그것을 사용하는 고객이 생겼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엔 안 대표를 찾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스타트업을 준비 중인 이들은 한결같이 ‘성공비결’을 물었다. 안 대표의 답은 간단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 비전을 세우고 끊임없이 창조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자신의 사업을 시장과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