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성령시대] 교회에선 지금… “성령 목회는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는 역사”
입력 2012-11-30 18:14
성령사역은 초대교회 이래 부흥의 원동력이었다. 교회가 있는 곳에 성령의 역사가 실재했다. 2000년 교회사에서 성령운동은 때론 각광받기도, 때론 열광주의로 매도되기도 했다. 중세를 지나면서 가톨릭 직제화에 의해 잠잠했던 성령운동은 20세기 초 미국 아주사부흥운동, 웨일스성령운동, 남미 브라질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났고 우리나라는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대부흥운동으로 이어졌다.
오순절 성령운동을 강조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성령사역의 본거지다. 1960∼70년대 조용기 원로목사를 중심으로 한 성령충만 사역은 교회의 양적 부흥과 질적 성장을 동반했다. 2008년 이영훈 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하며 성령사역의 개념을 확장했다. 전통적인 오순절 성령운동의 정신은 계승하고, 개인적인 구원과 성화 차원에서 나아가 사회적 구원으로 지평을 넓힌 것. 여의도순복음교회 김호성 국제신학연구원장은 “소외된 도시빈민, 노인,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일탈청소년에 대해 아웃리치 개념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거룩하게 하는 성령운동으로 사역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령사역도 시대를 따라 변하고 있다. 능력과 표적이 나타나는 은사 중심을 넘어 신앙과 삶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교 지향적인 모습으로까지 영역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 삼산동 월드와이드교회(박인용 목사)는 전 교인의 선교 참여를 통해 성숙한 성령사역을 펼치고 있다. 교인의 80%가 단기선교에 직접 나서고 재정 후원, 중보기도 등에 참여한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에 1차 성령사역은 은사 중심으로 나타났으나 이제 2차 성령사역은 열매 중심으로 일어나야 한다”며 “성령의 열매 중 가장 큰 것이 선교적 열매”라고 밝혔다. 선교를 중심으로 성령 목회를 하면 거룩한 순환이 일어나 역동적이며 건강한 교회로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서빙고 비전홀에서 열리는 ‘월요치유집회’를 통해 성령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2008년 시작된 이 집회는 성령의 기름부음에 따라 방언이 터지고, 치유가 일어나는 기적의 현장이다. 둘째·넷째 월요일에는 방언 안수를 하고, 첫째·셋째 월요집회 때는 치유기도와 방언 통변사역을 진행한다. 월요치유집회팀은 이 같은 성령의 역사를 선교의 최전방에서 활발하게 전하고 있다. 지난 10월 네팔 카트만두 갸네스월교회에서 이틀간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령축제를 열었다. 50평생 말문이 막힌 자가 말을 하고, 걷지 못하는 이가 걷고 뛰는 역사가 일어났다. 12월에는 무슬림을 대상으로 방글라데시에서 성령축제를 연다.
건국대 교수인 손기철 장로 인도로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에서 매주 월요일 열리는 헤븐리터치미니스트리의 치유집회에는 수천명이 참석하고 있다. 손 장로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진짜로 만났을 때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기적이 상식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교회들의 성령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최근 성령을 주제로 한 포럼, 목회자 세미나 등도 열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아직도 일각에선 은사 중심의 성령사역을 우려하기도 했다. 월요치유집회를 인도하는 온누리교회 김성진 장로는 “성령사역은 말씀과 은사의 무게가 잘 맞아야 한다”며 “5년째 집회를 열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쳐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많은 교회들은 성령사역과 말씀사역을 균형 있게 병행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제자훈련세미나에서 ‘성령론’을 가르치고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강단에서 말씀에 뿌리를 두면서도 성령의 임재를 전하는 데 열중한다.
최영경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