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김장 풍속도] 허지혜씨 “조금 담글 바엔 사먹는 게 더 경제적”
입력 2012-11-30 17:57
‘필수’에서 ‘선택’으로
“김장하기도 쉽지 않고, 많이 먹지 않아 사먹는 것이 편하고 경제적인 것 같아요.”
3년차 주부 허지혜(27·인천 논현동)씨는 결혼 초부터 김치를 사먹고 있다. 대학생 때 해외 어학연수를 가서 김치를 사먹어선지 결혼 후에도 자연스럽게 포장김치를 선택하게 되더란다. 김치를 적게 먹는 이유는 집에서 아예 식사를 잘 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아침은 선식이나 셰이크로 대신하고, 남편은 점심과 저녁은 회사에서 먹고, 주말에는 주로 외식을 한다고. 그러니 김장도 배추 서너 포기만 담그면 되는데, 소량이라도 양념은 다 갖춰야 하므로 사먹는 게 오히려 돈이 덜 든다는 것이 허씨의 생각이다.
“친정엄마도 작년부터 버겁다고 김장을 하지 않고 사서 드세요. 시어머니도 올해까지만 김장을 하겠다고 선언하셨죠.”
친정엄마는 ‘직접 담근 김치보다 사먹는 김치가 맛이 없다’고 타박을 하면서도 다시 김장을 할 엄두는 못 낸다고. 요즘 워낙 김치가 다양하게 나와 입맛에 맞는 김치를 그럭저럭 찾을 수 있다는 허씨는 다만 “재료는 좋은 것을 제대로 쓰는지, 청결에는 신경을 쓰는지 등이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조금 비싸더라도 유명 브랜드를 고른다고. “전문대기업 제품은 믿고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약 문제가 생겨도 손해배상 같은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요즘 젊은이들은 담글 줄 몰라서 사먹고, 나이든 분들은 김장하기가 힘들어서 사먹는 것 같아요.” “김치를 그때그때 사먹으니까 김치냉장고도 필요 없고, 여러 모로 간편하다”는 허씨는 김치 담그는 방법을 배우고는 싶지만 앞으로도 김장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