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너의 빛이 되고 싶다

입력 2012-11-30 18:02


김후란 (1934~ )

빛나는 게 어디 햇살뿐이랴

침묵의 얼음밑에 흐르는 물

저 벗은 나무에도

노래가 끔틀거리듯

보이지 않는 곳 어디에서나

생명은 모두

제 몫의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빛나는 건 어딘가로 번져가는 것

무지개 환상 펼쳐가는 것

어둔 마음 열어주려

가슴에 흰 깃 눈부시게 날아든

까치처럼

나도 기쁜 소식 전해 주는

너의 빛이 되고 싶다

이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