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스쿠니 신사 방화 중국인 리우치앙 “위안부 할머니들 존엄 위해 범행”
입력 2012-11-29 21:41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인 리우치앙(劉强·38)씨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한·중 국민의 존엄성을 위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29일 서울고법 형사20부(수석부장판사 황한식) 심리로 열린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에서 리우씨는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반인륜적 행동에 저항하려 했다”며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위안부 관련 사과를 요구했는데 일본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조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고 외증조부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어를 가르치다 서대문형무소에서 고문을 받고 돌아가셨다”며 “외조모로부터 위안부 경험 이야기를 듣고서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리우씨와 변호인은 “일본으로 인도되면 불공정한 재판을 받게 될 것 같다”며 “한국 정부는 인도를 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우씨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 처리에 소극적인 데 격분해 지난 1월 주한 일본 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리우씨는 수사과정에서 지난해 12월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것도 자신이라고 밝혔고, 이에 일본 당국은 지난 5월 외교 경로를 통해 리우씨의 신병을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