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힘! 광양항 불산공장 입주 백지화 관철
입력 2012-11-29 19:41
전남 동부지역 주민들이 똘똘 뭉친 결과 논란이 일었던 광양항 불산공장 입주계획을 전면 백지화시켰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최근 공장을 설치하려는 멕시켐 측이 공장 입주를 반대하는 지역 분위기로는 투자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내와 불산공장 유치 계획을 없던 일로 하기로 결론지었다고 29일 밝혔다.
광양항 불산공장 건립이 무산된 것은 연이은 지역민들의 반대 집회와 관계기관 항의방문 등 반대여론이 확산된 데다 광양시와 시의회까지 이를 거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순천시장과 여수시장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도 반대 집회에 가세함으로써 항만공사와 멕시켐 측을 압박했다.
이상조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은 “광양항에 불산공장을 유치해 타 항만과 차별화될 수 있는 광양항만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했다”면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토론 기회도 갖지 않고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한 시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지난 2월 광양항 서측배후단지 13만㎡에 리튬이온배터리 전해물질인 불산 제조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멕시켐 측과 투자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9월 경북 구미시에서 불산누출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강력히 반대했다.
불산공장 건립이 백지화되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세를 몰아 논란을 빚고 있는 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의 순천 신대지구 입점을 저지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순천지역에는 현재 대형 할인매장 6곳이 영업 중이며, 전문가들이 제시한 12만명당 1개의 기준을 초과한 상태다.
코스트코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내 신대지구 입점을 위해 부지매입 등의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 소상공인들과 순천시의회 등이 중심이 돼 반발하고 있다. 순천지역 사회단체는 물론 광양지역의 소상공인과 사회단체까지 합세해 지역상권 보호에 나서는 상황이다. 순천·광양지역 18개 사회단체는 지난 28일 코스트코 입점 반대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장채열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지역의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보호를 위해 코스트코 입점을 반대한다”면서 코스트코 측이 입점 철회 의사를 밝힐 때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양=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