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은퇴”… 왜 지금이 떠나야 할 때라고 여겼을까
입력 2012-11-29 21:35
19년 동안 한·미·일에서 ‘코리안 특급’으로 명성을 날린 박찬호(39)가 결국 마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프로야구 한화 구단은 29일 “박찬호가 은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해 왔다”면서 “구단은 박찬호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은퇴와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통산 최다승(124승)을 기록한 박찬호가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메이저리그 호령하다=박찬호는 한양대에 재학 중이던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다저스를 시작으로 텍사스(2002년∼2005년)-샌디에이고(2005∼2006년)-뉴욕 메츠(2007년)-다저스(2008년)-필라델피아(2009년)-뉴욕 양키스·피츠버그(2010년)에서 뛰었다. 박찬호는 2001년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텍사스와 5년간 무려 6500만 달러로 계약, 선수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활약하는 동안 개인 통산 476경기에 등판해 124승98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을 남겼다.
◇일본 거쳐 금의환향=지난해에는 오릭스의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 무대에 섰다. 하지만 오릭스에서는 허벅지 부상 등이 겹쳐 고작 7경기 출장에 1승5패, 평균자책점 4.29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 오릭스와 재계약에 실패한 박찬호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한국프로야구에서 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원래 박찬호가 한국에서 뛰려면 신인드래프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2013년부터나 가능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마운드에 선 박찬호를 보고 싶어하는 야구팬들을 위해 예외규정을 적용했다. 덕분에 박찬호는 올해 고향 연고 팀인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성적은 23경기에 등판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야구 경영자 또는 지도자 변신?=박찬호는 은퇴 후 야구 경영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는 선수로서 마지막 등판 무대가 된 지난달 3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가 끝난 뒤 거취에 대한 결정을 고민해보겠다면서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야구 경영을 공부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그렇다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에서 수업받을 공산이 크다. 박찬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주 출신으로 현재 샌디에이고 구단을 인수한 피터 오말리와 친분이 깊다. 지난 7일 미국으로 건너가 24일 귀국한 박찬호는 미국에서 직접 오말리 가문을 만나 은퇴 이후의 계획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에서는 구단 경영 수업은 물론 지도자로서 경험도 쌓아나갈 수 있다. 지도자 수업을 받는다면 미국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통해 꿈나무 육성에 애정을 쏟아왔던 박찬호는 은퇴 후에도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한 지원 사업은 중단없이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