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사의] 반기 든 崔중수부장 거취는… 檢亂 당사자 조만간 입장 밝힐 듯
입력 2012-11-29 21:50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은 최근 휘하 검사를 시켜 중수부의 역대 수사 목록과 결과를 담은 자료를 만들었다. 그는 기자에게 “중수부가 원흉처럼 돼 있는데, 실상 권력자, 정치인, 재벌 등만 잡았지 서민들을 수사한 적은 없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겠지만 기능을 아예 없애면 좋아할 사람은 누구겠나”고 말했다. 정통 ‘특수통’ 검사로서 그는 어떡하든 중수부가 자기 대에 없어지는 일은 막아야겠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한상대 검찰총장이 중수부 폐지를 거론했을 때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며 반대했다. 최 중수부장은 지난 23일 “총장이 조직을 위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때”라는 보고서도 올렸다. 그는 한 총장에게 “마지막 중수부장이 되면 미련 없이 옷을 벗겠다”는 뜻도 전했다고 한다.
어쨌든 한 총장이 사의 표명을 한 이상 최 중수부장 역시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상 초유의 검찰 내분 사태를 야기한 책임에서 그 역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29일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검사가 감찰을 받던 지난 8∼9일 최 중수부장이 10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언론대응 방안 등을 조언한 내용을 공개했다. 김 검사가 ‘(기자가) 유진에서 돈 빌려준 거 확인해 줬는데, 계속 부인만 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라고 묻고, 최 중수부장은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이렇게 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그러나 중수부 측은 “최 중수부장이 지난 4일 김 검사의 비위 첩보를 먼저 입수한 뒤 총장한테 보고하면서 감찰이 시작된 것”이라며 “사정을 파악해 보라고 했던 한 총장의 감찰 지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총장은 지난 9일 김 검사가 언론에 최초 해명 자료를 낼 때 직접 첨삭까지 해 줬다고 대검 관계자는 주장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