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제품 찾는 ‘착한 소비’ 는다… 가격보다 ‘의미’ 추구
입력 2012-11-29 19:16
‘착한 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개발도상국 커피 원두 농장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업 제품 대신 돈을 더 주고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겠다는 것이다.
27일 아이쿱 생협, 아름다운 가게 등 공정무역 상품을 취급하는 7개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정무역 상품의 매출 총액은 86억3400만원으로 조사됐다. 2007년 9억4000만원, 2008년 26억107만원, 2009년 54억2102만원, 2010년 76억3590만원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무역이란 중간 유통업체의 이윤을 줄이고 개발도상국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는 무역을 의미한다.
공정무역으로 거래되는 상품은 의류나 생활용품 등 다양하다. 특히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공정무역 상품이다. 국내 커피 시장은 지난해 성인 한 명이 마신 커피가 338잔에 이를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 일반적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에 3700∼4000원 수준이고 카페모카는 5000원 정도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고급 커피숍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정무역 커피의 원두 가격이 1㎏ 당 평균 5만원대로 일반 커피 원두(1㎏당 3만원 정도)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착한 소비’가 늘어나는 이유를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가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현희 아이쿱생협 소비자활동연합회 팀장은 “공정무역 커피는 여전히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고 상품 품질이 좋아진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제품의 ‘의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자 10명 중 8명은 값이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유소이(전북대) 박재홍(영남대) 교수가 지난 9월 발표한 ‘공정무역커피의 프리미엄 지불의사 분석’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325명 중 257명(79%)이 공정무역 커피를 사기 위해 추가 비용을 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답한 비용도 평균 2195원이나 됐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