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 52초서 시각 멈추자 탄식… 나로우주센터 현지 표정

입력 2012-11-29 21:54


불안감은 현실이 돼 버렸다.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MDC)의 연구원들은 나로호(KSLV-Ⅰ) 3차 발사를 앞두고 29일 극도의 긴장감 속에 또 다른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하지만 나로호는 발사 시각을 16분52초 남기고 발사 운용이 중단됐다.

◇발사 16분52초 전 ‘중단’…탄식 흘러=카운트다운 직전까지 발사 준비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오후 1시30분. 조율래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은 “오후 4시 발사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후 2시4분. 나로호 1단 로켓에 산화제(액체산소)와 연료(케로신)의 주입이 시작됐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2시25분. 헬륨가스의 충전도 시작됐다. 지난달 26일 3차 발사 첫 시도 때 헬륨가스 충전부 부품(어댑터블록) 결함으로 발목이 잡혔던 터라 연구진은 더욱 숨죽여 상황을 지켜봤다.

발사 30분 전 나로호를 지탱하고 있던 기립 장치 철수가 완료됐다. 하지만 MDC에 설치된 상황 전광판 왼쪽에 나타난 시각이 16분52초에서 멈춘 채 깜박거리자 프레스센터에선 술렁임이 일었다. 이어 ‘카운트다운 중단’과 ‘발사 취소’가 표시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연구원들 낙담…국민들도 실망=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도 낙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강당에 모여 나로호 발사 TV 중계를 지켜보던 연구원들은 ‘발사 취소’ 발표에 고개를 떨궜다. 나로과학위성과 교신을 준비하며 대기 중이던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은 발사 연기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주진 전 항우연 원장은 “(우주발사체의) 발사가 이렇게 어렵다”고 운을 떼며 “문제가 된 부분을 철저하게 점검해 이른 시일 안에 발사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나로우주센터 인근 우주발사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들도 나로호의 두 번째 발사 취소 소식에 실망하며 속속 발걸음을 돌렸다.

고흥=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