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국가 유엔서 인정 임박
입력 2012-11-29 22:01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오랜 염원이 30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동부시간 29일 오후) 부분적으로나마 현실화될 시간이 다가왔다.
유엔은 이날 총회를 열고 팔레스타인의 지위 승격 여부를 표결에 부친다. 표결권이 없는 참관단체(observer entity)에서 비회원 참관국(observer state)으로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이다.
비록 정식국가로 인정받는 정회원이 아닌 비회원 참관국이지만 정치적 함의는 크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완강한 반대 속에서도 팔레스타인이 추후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유엔기구에도 가입할 수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간접 인정된다면 이를 맹렬히 반대해온 이스라엘, 특히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 역시 일정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팔레스타인의 참관국 승격이 확실시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다수결로 이뤄지는 표결을 앞두고 193개 유엔 회원국 중 3분의 2가량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총회를 앞두고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론전을 폈다. 결과는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지지 의사를 밝혔고, 중국과 러시아 인도 역시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국이다.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은 팔레스타인 지위 승격이 중동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독립 문제는 양자 간 직접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할 사안이라고 합의한 1993년 ‘오슬로 협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은 또 표결을 앞두고 28일(현지시간) 뉴욕을 찾은 압바스 수반을 만나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팔 분쟁) 중재자 역할을 재고할 것”이라며 사실상 위협했다. 외신들은 최악의 경우 미국이 총회에서 고의적인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