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민간심의는 시기상조”… 백화종 게임委 위원장 “고양이에 생선 맡기는 꼴”
입력 2012-11-29 19:05
존폐 기로에 놓인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백화종 위원장은 29일 서울 충정로 게임위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임 심의의 민간 이양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성인용을 제외한 온라인 게임물을 민간에 위탁하기 위해 수탁기관을 공모했으나 아직까지 적격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수용태세가 미비한 상태에서 민간 자율심의를 강행하면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위원장은 특히 “사행성이 강한 성인용 게임물까지 민간 자율심의에 넘길 경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 되고, 천문학적 사회 비용이 들었던 ‘바다이야기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게임위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등이 게임위를 폐지하고 모든 게임의 심의를 민간 자율로 하자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게임위는 2006년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인해 2년 동안 활동할 것을 전제로 설립됐으나 2008년 이후 3차례 부칙 개정을 통해 계속 운영돼 왔다. 게임위에 대한 국고 지원은 올 연말까지 시한이 한정돼 있어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버리면 내년부터 존속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