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속타네… 상단 전기신호 이상으로 3차 발사 또 연기
입력 2012-11-29 21:57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29일 발사 예정시각 오후 4시를 16분52초 남겨놓고 발사 운용이 중단됐다. 이번엔 상단(2단) 로켓 전자 부품 이상이 발목을 잡았다. 발사예정기한인 다음 달 5일 이전 발사는 사실상 힘들어졌으며 3차 발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발사 중단 후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나로호 상단(2단) 로켓의 추력방향제어시스템(TVC)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일부 전기신호 이상이 발견돼 오후 4시8분 발사 중지를 선언했다”며 “정밀 조사 후 향후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TVC란 나로호 2단 로켓의 방향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현재까지 발사 연기의 원인이 단순한 신호 오류인지 부품 불량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원인이 부품 불량이라면 1, 2단 로켓을 조립동으로 옮겨 분리 점검한 뒤 다시 발사대에 세우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국제기구에 통보한 발사예정기한인 다음 달 5일 안에 재시도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럴 경우 겨울철 기상여건 등을 고려해 3차 발사는 내년으로 미뤄질 확률이 높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안팎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연내 발사를 무리하게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나로호 발사를 이유로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데다 연말 대선이 임박한 마당에 굳이 조기 발사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나로호는 2009년, 2010년 1, 2차 발사에 실패한 뒤 2년 4개월여 만에 지난달 26일 3차 도전에 나섰다가 발사 5시간 30분 전에 1단 로켓과 발사대 연결부위 파손이 발견돼 발사가 한 차례 연기됐다.
고흥=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