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9] ‘安복귀 데드라인 12월 9일’… 文, 애간장

입력 2012-11-29 21:57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 지지층을 온전히 품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도울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얼마나 열심히 도울지’가 불분명해서다.

안 전 후보는 다음 달 3일 오후 3시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해단식을 갖기로 했다.

문 후보 측은 대선 ‘D-10’인 다음달 9일을 ‘안철수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그 전에 안 전 후보가 등장해 도와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 관계자는 29일 “역대 선거를 보면 늘 막판 열흘 정도 남겨놓고 부동층이 움직였다”며 “안 전 후보가 늦어도 다음달 7∼8일엔 나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등장 시점이) 다음 주 중반을 넘어서면 안 전 후보도 곤란해진다”며 “잠행이 너무 길어지면 안 전 후보와 문 후보를 동시에 지지하는 사람들의 실망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문 후보 측은 ‘지지자 투신자살 소동’으로 연기된 공평캠프 해단식이 후보 사퇴 열흘 만에 열리게 된 점에 안도하는 표정이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전 후보는 해단식에 참석해 1시간 정도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약 3% 포인트다. 안 전 후보 지지자의 20∼25%가 부동층으로 돌아섰고 이는 전체 유권자의 약 7%에 해당한다.

한국갤럽이 11월 한 달 동안 여론조사에 응답한 876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61%는 문 후보에게, 14%는 박 후보에게, 24%는 부동층으로 이동했다. 특히 이들에게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문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묻자 ‘좋아졌다’(8%)는 의견보다 ‘나빠졌다’(30%)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해단식 이후 안 전 후보가 선거에 뛰어들면 부동층이 움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층으로 떨어져 나간 안 전 후보 지지층의 70% 이상이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권심판론으로 각을 세우면 이들의 표를 끌어 모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안 전 후보의 태도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는 전날 캠프 핵심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는 애매한 답변을 남겼다. 또 지난 23일 후보 사퇴 기자회견 직전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이게(사퇴가) 끝이 아니다. 내년에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가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당창당설도 꾸준히 제기된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문 후보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라는 독자파와 “적극 도와야 한다”는 협력파가 충돌하고 있다. 독자파는 문 후보가 당선돼도 안 전 후보가 국정운영에 참여해 새 정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선거 개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 정치에 냉소적인 중도·무당파의 성향상 안 전 후보가 지지한다고 해서 문 후보에게 투표하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엄기영 김아진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