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농산물공판장 창립 51년만에 연간 매출 3조5000억 돌파
입력 2012-11-29 19:00
농협 농산물공판장이 창립 51년 만에 연간 사업실적 3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과일·채소 총생산액(약 13조원)의 27%, 도매시장 총거래금액(약 10조원)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5t 트럭 39만대 분량으로 트럭을 일렬로 세우면 서울∼부산을 8번 왕복하는 길이에 해당된다.
농협 공판장은 1990년 농산물 판매액 1조원을 달성한 뒤 2001년 2조원, 2010년 3조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농협은 61년 4월 부산에 최초로 공판장을 개설한 뒤 현재 전국 82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는 농협 공판장과 직접 거래할 수 없지만 공판장을 방문하면 중도매인들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 농산물도매부 권기춘 부장은 29일 “농협이 공판장을 운영하기 전 농산물은 대부분 위탁상을 통해 유통됐다”며 “위탁상들은 힘없는 농민으로부터 농산물을 받아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그나마 출하대금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농협은 이런 농산물 유통 부조리를 바로잡기 위해 공판장을 운영하면서 경매제 도입과 농산물 기준가격 제시, 판매 당일 출하대금 결제 등을 통해 농업인 소득 증대에 힘써왔다고 밝혔다. 인터넷 실시간 가격정보 서비스와 공판장 전자거래 시스템 도입도 농산물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농협 공판장은 기존의 경매거래 방식을 뛰어넘어 농업인이 원하는 가격에 판매하는 정가·수의매매 거래를 확대시킬 계획이다. 현행 도매시장의 주거래 방식인 경매거래는 출하물량에 따라 낙찰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가·수의매매가 일반화되면 농산물 가격의 진폭이 완화돼 농산물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 유통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중앙회 산하 공판장 12곳을 묶어 자회사로 전환한 예정이다. 자회사로 전환하면 책임경영체제 구축, 조직·인력·예산 등의 탄력적 운용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전문화가 가능해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