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부사관학교 교관 김채식 원사, 빛나는 ‘섬김 리더십’… 軍훈련 새 패러다임 만들다
입력 2012-11-29 18:29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하는 한 육군 부사관의 ‘섬김의 리더십’이 군 교육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교육성과도 뛰어나게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북 익산 육군부사관학교 초급1교육대 담임교관 김채식(45) 원사는 매일 새벽 5시면 학교 내 충용대교회 새벽예배에 참석한 뒤 출근한다. 이런 그의 독실한 신앙은 군 교육현장에서 남들과 다른 감동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원사는 자신이 담당하는 초급반 교육생들에게 매주 직접 편지를 쓴다. 20주간 진행되는 교육과정에서 김 원사가 손으로 쓴 편지는 그동안 3900여통에 이른다. 교육 수료생들에게는 교육생의 특징과 장점을 직접 만든 서예 작품에 담아 선물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의아해 했던 교육생들도 차츰 편지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답장을 해 온다고 한다.
김 원사의 훈육법에는 매서운 질책이나 강제적인 통제와 억압이 없지만 그가 속한 중대는 늘 우수한 성적을 낸다. 김 원사의 진심이 담긴 ‘소통’이 교육생들의 자발적 동기부여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교육생들과 주고받는 편지나 SNS, 면담을 통해 교육생들의 어려움과 기도제목을 세세히 기록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보며 매일 새벽기도 때 중보기도를 합니다. 이 섬김의 리더십은 자발적 동기부여가 창조적인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는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 기법’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김 원사는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서번트 리더십’을 항상 기억하며 교육생을 부하가 아닌 ‘또 다른 리더’로 섬기고 있다”면서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 역할을 감당하는 부사관들이 굳건한 믿음을 겸비한다면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병영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사의 훈육을 받은 초급반 교육생 진미은(21·여) 하사는 “지금까지 게으르고 타율적인 삶을 살았지만 김 원사님을 만나고부터는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해 나가는 기쁨에 하루하루를 신나게 드라이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부사관학교는 김 원사의 이 같은 ‘섬김의 리더십’이 새로운 교육·훈육 패러다임을 낳았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제 김 원사의 훈육방식이 자발적 동기부여를 유발, 소속 교육생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충용대교회 안수집사인 김 원사는 “내년엔 교육생들을 더 섬기고 기도생활도 더 열심히 하고자 한다”며 “교육생들을 위해 편지를 쓰고 격려하고 기도해 주면서 나 자신이 더 풍성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