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인간은 이기심의 존재’라는 견해에 반기… ‘초협력자’

입력 2012-11-29 18:20


초협력자/마틴 노왁·로저 하이필드 (사이언스북스·2만원)

영화 ‘다크나이트’의 한 장면. 악당 조커는 잔인한 인질극을 벌인다. 배경은 선량한 시민들과 죄수들이 각각 나눠 타고 있는 배 두 척. 조커는 배 두 척에 모두 상대방의 배를 폭파시킬 수 있는 기폭장치를 설치해 놨다. 그는 인질들에게 말한다. “자정이 되면 두 배는 폭파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기폭 장치를 먼저 누르는 쪽은 살 수 있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선택할 수 있는 보기는 두 가지뿐. 기폭 장치를 누를 것인가, 말 것인가. 내가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끔찍한 게임이다. 극적 재미를 위해 연출된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상황은 우리 일상에서 반복된다. 직장 내 동료들과의 관계, 나아가 기업이나 국가 사이엔 상대를 꺾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인간은 항상 ‘나’만 우선시하는 이기심의 존재일까. 두 저자는 이러한 견해에 반기를 든다. 인간은 다른 종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협력을 통해 공생의 길을 찾는 존재라는 주장이다.

책은 인류 번영을 위한 협력이 보다 활발해지기 위해 어떤 요소들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허준석 옮김.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