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갈등 증폭시킨다" 복지부 차관, 국회 원색 비난

입력 2012-11-29 00:21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이 국회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특정 의원을 겨냥해 인신비방성 공격을 하기도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손 차관의 발언은 28일 오후 서울 계동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직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나왔다. ‘30년 공직생활의 반성과 성찰’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5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손 차관은 작심한 듯 2시간 이상 국회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는 선심성 공약으로 인해 앞으로 신구세대 간 갈등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정치권이 갈등 해소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복지 정책을 추진할 때 철학을 가질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하면서 “(국회 보건복지위) 이모 의원은 툭하면 복지부에 철학이 있는 거냐고 따져 묻는데,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철학이 없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최근 복지부는 전면 무상보육을 요구하는 국회와 강하게 대립했었다. 임채민 장관은 복지위에 출석해 무상보육에 반대하는 소신발언을 하기도 했다.

손 차관은 복지부에 권한을 주지 않으면서 책임만 묻는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사회복지사 처우·지위 향상법’을 예로 들며 “이 법은 강모 의원이 하도 요구해서 말도 안 되는 법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회를 대응할 때는 여야가 갈리게 해야 하는데 보육 문제는 여야의 목소리가 같아 대응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직능단체와 대립할 때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전략을 쓰라고 조언하면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