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재경 중수부장 전격감찰… 한상대 총장이 직접 지시

입력 2012-11-29 00:12


한상대 검찰총장이 28일 대검 감찰본부에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감찰조사를 지시하고 감찰본부가 이를 공개 발표했다. 이에 대해 최 중수부장은 “총장 퇴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자제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은 “이날 오후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로부터 최 중수부장의 품위손상 비위에 관한 자료를 이첩 받아 감찰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대검 중수부장을 감찰하는 것은 초유의 일인 데다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 또한 이례적이다.

특임팀은 최 중수부장이 지난 7~8일 김 검사가 대검의 감찰조사를 받을 때 김 검사에게 언론대응 방안 등을 조언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감찰본부는 특임팀이 보낸 자료를 분석해 김 검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가 품위손상에 해당하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최 중수부장은 감찰본부의 발표 이후 대검 중수부 긴급회의를 가진 뒤 감찰조사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중수부장은 ‘감찰조사에 대한 입장’을 통해 “본인의 대학동기인 김 부장이 ‘억울하다’고 하기에 언론 해명에 관해 개인적으로 조언한 것일 뿐”이라며 “그 진행과정도 한 총장에게 보고했고, 특임검사도 전혀 문제될 것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최 중수부장은 특히 “이번 검사 수뢰사건, 성추문 사건 이후 검찰총장 진퇴 문제 등 검찰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있었고, 그것이 오늘의 감찰조사 착수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중수부장은 “이번 감찰조사를 승복할 수 없고, 향후 부당한 조치에는 굴하지 않고 적정하게 대응하겠다”고 정면 대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법무장관은 이날 밤 검찰 내부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뒤 자중을 주문했다. 권 장관은 특별지시를 통해 “검찰 개혁과 관련된 논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와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0일로 예정됐던 한 총장의 검찰 개혁 방안 발표는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