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프랑스 정부 놀리는 우파 런던시장

입력 2012-11-28 19:29

영국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프랑스 집권 사회당 정부를 잇따라 자극하는 발언을 해 프랑스 대응이 주목된다.

존슨 시장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에 퍼져 있는 반기업 성향을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과격파들의 행동에 빗대 비꼬았다. 인도 뭄바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파리에는 ‘상퀼로트(sans-culottes)’가 나타났다”며 프랑스어로 “친구들이여, 런던으로 오라”고 말한 것. 또 프랑스 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인도 철강업체 아르셀로 미탈에 대해선 “영국에 오면 대환영”이라고도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상퀼로트는 18세기 프랑스 귀족계층이 즐겨 입던 주름잡힌 반바지 ‘퀼로트(culottes)’와 없다는 뜻의 ‘상(sans)’의 합성어다. 상퀼로트는 프랑스 혁명 당시 공화정을 주창한 급진 정치단체 자코뱅을 추종했던 과격한 노동자 계층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시 노동자들은 긴 바지를 입었다.

아르셀로 미탈은 최근 프랑스 내 용광로 2곳을 조만간 폐쇄할 것이라고 밝힌 뒤 프랑스 정부의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용광로가 폐쇄되면 프랑스인 수백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보수당으로 차기 총리를 노리는 존슨 시장이 좌파 성향이 짙은 프랑스를 비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선 부유세를 도입한 프랑스를 언급하면서 “혁명 이후 프랑스에서 이런 독재를 본 적이 없다”며 “재능 있는 프랑스 기업인들은 런던으로 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