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배당세 대폭 오른다”… 美기업 서둘러 배당잔치

입력 2012-11-28 19:30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 실패를 우려한 미국 기업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앞다퉈 특별배당 시행 계획을 밝히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에 따르면 월마트 싱클레어브로드캐스트그룹 워너엔터프라이즈 등 미국 103개 기업이 4분기를 맞아 올해 안에 주주들을 대상으로 특별배당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직 배당계획을 밝히지 않은 20개 기업도 연말까지 특별배당을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이후 연말 특별배당을 베풀었던 기업 수가 평균 31개였던 것을 떠올리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이들이 한꺼번에 배당에 나선 건 연말까지 민주·공화 양당이 재정절벽 방지 협상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내년 배당세율이 폭등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3년 시행한 한시적 감세조치에 따라 현재 배당세율은 15% 선에 묶여 있다. 그러나 감세 시한은 오는 연말 종료되고, 양당이 감세안에 대한 별다른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내년부터 세율은 최고 39.6% 선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합의에 성공한다 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고소득자 증세 쪽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 경우에도 고액의 배당을 받는 주주들은 높은 세금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에 올해가 가기 전 배당을 받는 편이 역시 유리하다.

이 와중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고소득자 증세를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버핏은 MSNBC 방송에 출연, 세금을 회피하는 고소득자들을 가리켜 “빈대”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들이야말로 밋 롬니가 말한 47%”라며 “최저세율을 도입해야 이들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는 지난 5월 플로리다 보카 레이턴에서 가진 고액 후원자들과의 모임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미국인 47%는 정부에 의존하면서 자신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저소득층을 비하했다’는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