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굴욕… 오보·성추문 이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조작

입력 2012-11-28 19:30

오보 소동과 인기 DJ의 성추문으로 물의를 빚은 BBC가 이번엔 ‘다큐멘터리를 가짜로 찍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간) BBC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앤드루 마의 세계의 역사’가 “거짓 역사를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누드 옹호 단체인 ‘브리티시네이처리즘’은 ‘세계의 역사’팀이 아프리카 및 호주, 남미와 고대 이집트에 살거나 살고 있던 원주민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배우들에게 옷을 입혀 촬영한 뒤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세계의 역사’에 나타난 상당수 원주민들은 나체 상태로 생활하는 부족들이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짐승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사는 것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BC는 “시청자 누군가를 당혹스럽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프로그램을 조작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BBC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 있는 시청자들의 민감성을 고려해야 해 (정확성은)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