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별미 제주로 떠나는 방어잡이… ‘한국인의 밥상’
입력 2012-11-28 19:23
한국인의 밥상(KBS1·29일 오후 7시30분)
몸빛은 등쪽이 철색(鐵色)을 띤 청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이다. 몸길이는 1m가량.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에 많이 분포한다. 이맘때 쯤 먼 바다에서 한반도 최남단에 돌아오는 물고기. 바로 방어다.
조선 세종 때 편찬된 ‘경상도지리지’에는 방어가 동평현(東平縣)의 토산공물조에 실려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는 경상도 동래현의 토공조에 기재돼 있다. ‘조선통어사정(朝鮮通漁事情)’에 따르면 멸치떼를 쫓아 해안에 접근하는 방어떼가 너무 커서 그물이 찢어지는 일이 흔하다고 적고 있다.
생선회용으로 으뜸인 방어는 고급어종으로 분류된다. 방어의 영양성분은 불포화지방산이 5.8g으로 붉은 살 생선의 대표인 참치보다 3배가 더 많다. 생선회는 겨울에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방어 주 집산지는 제주 모슬포. 이곳 앞바다는 모진 바람, 깊은 수심 등으로 방어 서식에 적합한 곳이다.
제작진은 방어철을 맞아 분주한 모슬포항 사람들을 담았다. 40여년을 방어잡이로 살아온 나승무씨와 아들 철원씨가 새벽 먼 바다로 나가 방어를 잡는 모습은 자연과 인간의 접점을 보는 것처럼 신비하다. 나씨는 아들에게 “너희 할머니가 만들어준 방어김치찌개, 방어전, 방어볶음 등은 내가 맛본 최고의 음식이었다”며 방어에 담긴 그리움을 전한다. 가파도가 고향인 그는 아들의 교육 문제 등으로 모슬포에 정착했다.
모슬포항에는 죽은 방어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살아있는 방어에 비해 가격이 1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귤농장을 운영하는 이숙자씨는 싼 값에 방어를 구해 방어맑은탕과 방어회덮밥을 만들 작정이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