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高高’ 1년 뒤 200만원 간다?

입력 2012-11-28 22:38


동양증권은 28일 삼성전자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고가를 경신하고 140만원을 넘어섰지만 실적에 비해 아직도 배고픈 수치라는 논리였다.

이 증권사는 1년 뒤 이날 삼성전자의 주식이 200만원이 될 거라고 공언했다. 이날 종가로 141만3000원인 삼성전자가 실제로 200만원까지 상승한다면 연 41.54%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돈 굴릴 데가 없다는 푸념이 터져 나오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는 로또 같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해당 리포트의 주장에 대해 그리 놀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대신증권도 지난 22일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주가를 200만원으로 잡았다. 지난 10월 이후 삼성전자 분석 결과를 밝힌 증권사 30곳 가운데 1곳(현대증권·중립 의견)만을 제외한 29곳이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을 예측하고 있다. 가장 최근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의 평균 전망치는 183만원이다.

모든 증권사가 자신 있게 삼성전자의 상승을 예측한 데는 근거가 있다. 경쟁사인 미국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여러 가지 한계를 노출하며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큰 화면을 앞세운 새로운 모델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판매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SA와 IDC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 현재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애플을 3000만대 이상 앞지른 상태다. 줄곧 애플에 뒤처져 있던 태블릿PC의 출하량 격차는 900만대 안쪽으로 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상승세는 이미 2007년 노키아의 독주에 비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4분기(10∼12월)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3분기를 또 한번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가이던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1512억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8조1246억9500만원)보다 0.33%, 지난해 동기(5조2964억500만원)보다 무려 53.90% 높은 수치다. 대신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가볍게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코스피지수를 홀로 견인해 온 주인공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마저 부진했다면 코스피는 1800선 아래에서 형성됐을 것이라느니, 삼성전자를 빼면 코스피는 1500선으로 계산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변수는 경쟁사가 아니라 코스피지수 자체라고 말한다. 다른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동반돼야 대장주도 훨훨 날 수 있는데 코스피지수가 워낙 부진하니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도 꺾인다는 것이다.

한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실적만 보고 평가한다면 200만원 예상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지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여전한 것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