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창단 제자리… WBC 불참하겠다” 프로야구 선수협 강력 대응
입력 2012-11-28 18:51
프로야구 선수들이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에 10구단 창단을 촉구하기 위해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지훈련 등 향후 있을 모든 일정에 불참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선수협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한달이 지나도록 KBO와 구단들은 10구단 창단을 결정하기는커녕, 연내 이사회 소집마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서 단체행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선수협은 법적 실체를 갖추고 정당한 선수들의 단체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프로야구선수노동조합 설립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선수협은 지난 6월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유보 결정을 내리자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올스타전을 보이콧하기로 결의했었다. 당시엔 KBO가 한국시리즈 이후 10구단 창단 작업을 추진하겠다며 선수협을 설득해 보이콧이 철회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KBO는 현재 구단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10구단 창단을 추진하겠다는 KBO의 의지와 달리 9개 구단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야구계 인사들에 따르면 LG와 넥센, NC 구단은 10구단 창단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 두산, KIA, 한화는 중도적인 입장이고 삼성과 롯데는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구규약에는 KBO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3분의 2 이상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신생구단 창단을 결정하도록 명시됐다. 결국 KBO는 삼성과 롯데를 제외하고 구본능 총재를 포함해 최소 7표 이상을 얻어야 10구단 창단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모기업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불분명하다. 만약 KBO가 구단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출범 31년 만에 골든글러브 행사가 취소될 수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