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깎아주니 미분양 잘 나가네… 재건축조합-건설사 고통 분담

입력 2012-11-28 18:42


그동안 건설사와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교체나 추가 분담금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늘면서 건설사와 조합이 함께 분양가 할인, 계약조건 변경 등을 통해 미분양 해소를 위한 고통 분담에 나서고 있다. 미분양을 해결하지 못하면 분담금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들을 손잡게 한 것이다.

특히 양도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연말까지가 미분양 소진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이들은 파격적인 분양가 할인과 계약조건들을 내걸고 나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분양가 할인과 잔금 유예 등 기존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과 ‘9·10대책’에 따라 양도세 혜택이 있는 미분양 물량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말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저렴한 분양가와 중도금 무이자 등 계약조건이 변경된 단지의 중소형 미분양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전농·답십리 뉴타운에서는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와 ‘답십리 래미안 위브’의 계약률이 올라가고 있다. 삼성물산이 전농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의 경우 이미 중소형은 마감됐다. 잔여분인 대형 주택형에 대해서는 중도금 무이자, 1∼2층 특별 혜택,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을 내걸었고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잔금유예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했다. 또 삼성물산과 두산건설은 서울 답십리 16구역을 재개발한 답십리 래미안 위브에 대해서도 분양가 10%인 계약금을 5%씩 나눠 낼 수 있게 하고, 중도금 50%에 대한 대출을 무이자 지원하고 있다. 일부 가구에 대해서는 무료로 발코니 확장도 해주고 있다.

GS건설이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하는 서울 왕십리 뉴타운 ‘텐즈힐’은 분양가를 내리고 중도금 무이자 조건과 발코니 무상 확장 등 계약 조건을 변경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이 서울 시흥동 789번지 일대에 건설한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은 선시공 후분양 단지로 계약 후 즉시 입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이며, 세제혜택이 있고, 특별 분양혜택도 주어진다. 가산동 구로디지털단지 및 경기도 안양, 광명 등 수도권 남부지역의 직주 근접단지로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이 가깝다.

수도권에서는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눈길을 끈다. 인천 부평5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부평’은 삼성물산이 풍림산업의 물량을 전량 인수하면서 분양 안정성과 단지 가치가 높아졌다. 지난달 개통된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의 수혜단지로도 꼽힌다. 일부 면적(114m²)은 특별 분양 할인을 실시하고 계약금 10%에 중도금은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경기도 성남시 중앙동의 삼남아파트를 재건축한 현대건설의 ‘중앙동 힐스테이트 1차’는 분양가가 3.3㎡당 1200만원대로 책정됐다. 계약금은 10%이며, 입주 시 30%를 내면 잔금 60%에 대해서는 2년간 납입을 유예해 수요자들의 부담을 낮췄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