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지금 대선 현장에선] TV 광고와 의자 논란
입력 2012-11-28 19:37
여야 대선 캠프는 28일 난데없이 ‘의자 논란’을 벌였다. 전날 처음 방송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TV광고에는 문 후보가 거실 의자에 앉아 책을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의자가 고가 제품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임스 라운지 체어’로 가격이 500만~700만원이나 된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문 후보 부인 김정숙씨는 오전에 트위터를 통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전시됐던 것을 아는 분이 ‘땡처리’로 싸게 샀고, 나중에 그걸 제가 50만원에 산 중고”라며 “이런 것까지 다 밝혀야 하니 눈물이 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고가 가구를 쓰는데 문 후보가 무슨 서민이냐”며 문 후보의 ‘서민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발끈한 민주당 우상호 공보단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수억원을 받은 박근혜 후보가 서민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후보들의 첫 TV광고가 전파를 타자마자 양측이 한판 붙은 것이다. 여야는 전체적인 평가에서도 “우리 광고가 더 낫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TV광고 1편 ‘박근혜의 상처’가 유권자의 감성을 잘 자극했다고 자평했다. 후속편에서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 책임 있는 변화 등 메시지를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변추석 홍보본부장은 “(문 후보의 광고는) 여러 포인트를 살리려 하다 보니 초점이 흐려졌다. 모든 것을 강조하면 하나도 강조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1편 ‘출정식’이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와 함께 핵심 메시지까지 잘 전달했다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정권교체와 서민후보 등을 강조한 후속편을 준비 중이다. 유은혜 홍보본부장은 “(박 후보의 광고는) 지지층은 좋아할지 모르지만 상당수 국민은 섬뜩하고 무서웠을 것”이라고 했다.
여야 모두 “1편은 서론에 불과했다”며 보다 ‘강력한 후속편’을 예고했다. 후속편이 후보의 정책과 가치를 강력히 알릴 수 있을지, 아니면 강력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변질될지 두고 볼 일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