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없이 첫 컨센서스 채택
입력 2012-11-28 22:13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27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상황을 우려하는 결의안을 처음으로 표결절차 없이 컨센서스(의견일치)로 채택했다. 결의가 표결 없이 채택된 것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심각하다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까지 반대표를 던지지 않아 북한의 외교 고립이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
결의안은 고문과 불법적·자의적 구금, 정치범 수용소, 연좌제, 사상과 표현 및 이동의 자유 제한, 여성·어린이 등 취약 계층의 인권침해에 우려를 표명했다. 탈북자에 대한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고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희망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해의 결의안과 비교하면 북한 인권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정치범 수용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내용 등이 추가됐다. 북한 인권 결의안은 2005년부터 매년 유엔 총회에 상정돼 표결로 채택됐으며 컨센서스로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컨센서스는 투표를 거치지 않는 의사결정 방식으로 개별 국가가 컨센서스에 불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장일치와 다르다. 중국은 북한 인권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특정 국가를 겨냥해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식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주재 노르웨이 대사는 “중국이 반대하지 않은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