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 文, 대전서 “MB·朴, 빵점정부 공동책임”
입력 2012-11-28 22:00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28일 대전과 세종시, 충남 당진·천안을 숨가쁘게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8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해찬 전 대표는 열흘 만에 문 후보가 있는 공식석상에 등장하며 유세에 가세했다.
문 후보는 한 시간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며 충청지역을 훑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갈지 모를 충청 표심을 차단하기 위해 박 후보가 전날과 이날 오전 다녀간 동선을 고스란히 되밟기도 했다.
오후 1시15분쯤 대전역 앞. 가수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개사한 대선 로고송이 흐르는 가운데 상징색인 노란색 점퍼를 입은 문 후보가 등장했다. 궂은 날씨였지만 600여명의 지지자들은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보이며 “기호 2번 문재인”을 연호했다. 문 후보는 “대전은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최대 가치로 추구했던 참여정부의 혼이 담긴 곳”이라며 “참여정부가 못 다 이룬 꿈을 완성시키기 위해 나왔다.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충청권 관련 공약에 대한 박 후보의 ‘말 바꾸기’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박 후보는 어제 대전에서 과학벨트 성공 추진 약속을 뒤엎는 발언을 했다. 부지 매입비를 대전시가 능력껏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가가 하겠다 했는데 7000억원의 30%만 부담해도 2000억원이 넘는다. 하지 말라는 말 아니냐”면서 “저는 정부가 전액 부담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부족한 점이 많았던 참여정부는 그래도 70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잘한 게 하나도 없는 빵점”이라며 “박 후보는 빵점 정부의 공동 책임자로 함께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오후 2시쯤 문 후보는 대전 신탄진재래시장을 방문한 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아파트 중앙공원에서는 이gocks 전 대표와 함께 유세에 나섰다. 두 사람은 문 후보 연설이 끝난 뒤 팔을 높이 들어 ‘하이파이브’도 했다.
100여명의 주민 앞에 나선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세종시를 본인의 신념이자 소신이라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세종시특별법 개정안을 무산시켰다. 세종시를 제대로 만들 뜻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특별법 개정에 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사퇴 후 문 후보를) 처음 본다”며 “지역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기자가 새누리당에서 이 전 대표의 선거운동 복귀를 비판한다고 묻자 “그만하자”고 했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기자를 밀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문 후보를 배웅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대전·세종=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