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 朴, 충남 7곳 누비며 ‘文 불가론’ 설파
입력 2012-11-28 22:00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28일 일정은 전날에 이은 충청권 표심(票心) 다지기로 시작됐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었다는 세종시에서 하룻밤 묵은 박 후보는 충남 7개 지역을 누빈 뒤 저녁에는 최대 표밭인 수도권을 공략했다.
박 후보는 오전 10시 충남 홍성군 하상복개주차장에서 첫 유세를 가졌다. 그는 “세종시에서 하룻밤 자면서 그동안 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이겨냈던 충청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했다. 충청은 제 어머니 고향이고 어려울 때마다 다시 힘을 줬던 제 마음의 고향”이라며 이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또 전날에 이어 참여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따지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불가론’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연설 후 한 60대 여성은 20여년 보관해 온 고(故) 육영수 여사 사진을 박 후보에게 보이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오전 11시에는 예산 역전시장을 찾았다. 시장 입구부터 예산역까지 400m가량 걸으며 장 보러 나온 시민과 상인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시장 입구에서 까만 콩을 직접 구입하고 상인이 건넨 커피를 받아 마셨고, 모닥불을 쬐고 있는 상인들에게 다가가 “(눈이) 맵지 않으세요”라며 대화를 나눴다. 박 후보는 악수하는 오른손의 통증을 줄이고 큰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손목부터 테이핑한 상태였다. 악수를 청하는 이들에게는 “손이 부실해서…”라며 살짝 응하기도 했고 수행원들이 대신 손을 잡아주는 모습도 보였다.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박 후보에게 다가가 큰절을 하려 하자 박 후보는 직접 일으켜 세웠다. 이 남성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옛날에 얼마나 잘 하셨나”고 말했고 박 후보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박 후보가 연단에 섰을 때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랑이십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든 이들도 있었다.
태안읍 동문리 유세에서 박 후보는 “태안 유조선 사고 후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상처가 남아 있다”며 “정상적으로 해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연설에 나선 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은 “우리 충청도가 그간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충청의 딸 박 후보에게 압도적 몰표를 줘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은 충청이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청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경기도 평택, 오산, 수원으로 장소를 옮겨 수도권 민심을 파고들었다. 박 후보는 수원시 조원동 홈플러스 앞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온 주역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경기도가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29일에는 서울, 경기, 인천에서 14개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으로 수도권 표밭갈이에 나선다.
홍성·수원=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