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 충청공략 왜 공들이나… 중원 잡는 자가 대권 잡는다
입력 2012-11-28 19:25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충청권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8일 충청 지역을 나란히 방문하는 등 후보등록 이후 두 차례씩 충청을 방문했다. 그만큼 ‘중원 고지 선점’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충청은 역대 대선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 경우가 많았다. 영호남 대립 구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충청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대선 승패에 결정적인 경우가 자주 있었고,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충청권 민심은 경기 및 인천 지역의 충청 출신들 표심도 자극해 수도권 선거에도 영향이 작지 않다. 또 충청 유권자들은 선거 막판까지 지켜보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부동표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현재 충청권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에 앞서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예 초반부터 유세 역량을 총동원해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놓겠다는 생각이다. 일종의 ‘굳히기 전략’이다.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는 “충청에서 10% 포인트 격차로 앞서 있는데 박 후보의 두 차례 유세에 이어 충청 터줏대감인 자유선진당 심대평 전 대표 등이 구석구석 순회하면 압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두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계속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황이 예전 같지만은 않다는 위기감은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등이 박 후보를 돕기로 해 민심이 심상찮다”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는 특히 최근 박 후보와 선진통일당 인사들의 결합이 1997년 15대 대선 때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연출될까 걱정이 많다. 당시 DJP 연합으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김대중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충청권에서 40만8319표 앞섰었다. 전국 표차가 39만표였으니 사실상 충청권이 승부를 가른 것이다. 박 후보의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가 충북 옥천 출신이어서 ‘육영수 향수’가 일어날까 하는 우려도 있다.
양측이 초반부터 충청 지역에 뛰어든 것은 세종시 유치의 공을 먼저 챙기기 위한 계산도 있다. 문 후보로선 참여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해 세종시가 탄생된 점을 부각시키고 싶은 것이고, 박 후보는 현 정부 들어 중단될 뻔한 세종시를 자신이 지켜냈다는 점을 거듭 각인시키려 하는 것이다.
손병호 유동근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