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외 직수입 영·유아복 거품 너무 심하다
입력 2012-11-28 19:40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해외 직수입 영·유아복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 영·유아복 브랜드 5392개 제품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해외 직수입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13만1832원으로 국내 제품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쌌다. 반면 소비자 만족도에서는 국내 제품이 해외 브랜드보다 월등했다.
가격만 비싸고 만족도는 떨어지는 이들 해외 직수입 제품은 유통비가 가격의 70%를 차지하는 비정상적 구조였다. 관세와 물류비까지 포함된 수입 원가는 판매가의 30%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을 더욱 화나게 만드는 것은 직수입 브랜드가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우리 소비자에게 톡톡히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유통비가 제품 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근본 이유는 해외 직수입 업체가 과도한 마진율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직수입 상품의 경우 백화점 판매사원 수수료나 백화점 수수료는 국내 제품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중간업체 마진 8%에다 물류·판촉비용이 무려 18%나 됐다. 국내산의 경우 수입을 중개하는 업체 자체가 없기 때문에 마진율을 따질 필요도 없다.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높지 않은데도 해외 직수입 제품이 줄지 않는 것은 명품 브랜드 선호가 일조한 듯하다. 영·유아복의 경우 친지들이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왕이면 국산보다 좀 더 그럴듯해 보이는 외국산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국산이면 덮어놓고 선호하는 소비행태가 근절되지 않는 까닭이다.
중간 업체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할 경우 외국산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외제 골프 장비나 외국 서적 등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해당 회사의 구매 사이트에 접속해 저렴하게 구입한 지 오래됐다. 무엇보다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외국보다 뒤처지지 않는 만큼 되도록이면 국산을 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