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지 예산 ‘날치기’ 논란… 與 “협상 불발” 국방위 단독 처리

입력 2012-11-28 19:24

국회 국방위원회는 28일 제주해군기지의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 국방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새누리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체제의 첫 날치기”라며 대선 쟁점화에 나섰다.

국방위는 제주해군기지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 절충을 시도했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오전 11시40분쯤 표결을 실시해 새누리당 의원 8명과 무소속 김형태 의원만이 참여해 만장일치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상임위 차원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 정기국회 들어 처음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예산안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날치기 처리했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체제하에서 최초의 날치기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승민 국방위원장에 대해 “자타공인 친박 핵심”이라며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데 박 후보 지시 승인 없이는 날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1월 5일부터 국방위 전체회의를 수차례 하고 소위 회의도 많이 했다”며 “그런데도 도저히 간사 간에 합의가 안 됐다. 여야 간사를 불러서 충분히 토의했고 합의가 안 됐으니 법에 따라 표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와는 통화한 적 없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내년도 제주해군기지 예산으로 2010억원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기지건설의 부적절성을 주장하며 전액 삭감을 요구하다 최근 ‘절반 삭감’으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국방위는 차세대 전차 K-2 관련 예산도 여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임성수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