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 탈출 조짐… 경상수지 9개월 연속 흑자
입력 2012-11-29 00:17
경상수지가 9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수출이 15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여 수출이 늘어난 것보다 수입이 줄어 흑자를 기록하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2년 10월 중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58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7월 흑자(61억4400만 달러)보다는 낮았지만 9월(59억13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으로 흑자폭을 유지했다.
올해 1월 9억6800만 달러 적자였던 경상수지는 2월 5억57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후 계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총 341억3000만 달러로 당초 한은이 전망한 올 1년간 흑자 규모(34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달 수출은 482억1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464억 달러)보다 3.9% 늘어났다. 지난해 7월(483억1360만 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석유와 화공품 수출이 크게 늘어났고 전통적 효자품목인 전기·전자제품 수출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선박과 철강제품 감소세는 지속됐다.
수입도 전월 420억8300만 달러에서 10월 430억 달러로 증가했다. 전년 동기(427억8000만 달러)보다는 0.5% 늘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면서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양재룡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내 투자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수입 부문에서 자본재 수입이 증가로 전환됐다”며 “당분간 흑자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황형 흑자 구조가 다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 4분기에는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아지겠지만 아직 완전히 불황형 흑자를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며 “수출과 수입이 예년 수준으로 함께 늘어나야 내수가 살아나고 경기가 회복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