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장률 전망 장밋빛 덧칠했나… 국제기구도 하향 조정하는데 정부만 2012년 3.3% 고수

입력 2012-11-28 18:28


정부의 비현실적인 경제전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일제히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정부만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주요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대체로 올해 2%대 초중반, 내년 3%대 초반으로 수렴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인정한 것이다. 한국은행마저도 지난달 올해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4%로 낮췄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올해 GDP 성장률 3.3%, 내년 4.0%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지난 9월 ‘2013년 예산안’을 발표할 때 제시한 것이다. 주요기관들의 전망치와 비교해보면 올해와 내년 전망치 격차가 1% 포인트 가까이 벌어진다. 정부의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다 못해 장밋빛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던 국제기구들도 최근 성장률 하향 조정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일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해 지난 5월(4.0%)보다 0.9% 포인트 낮췄다. 우리나라의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수출회복력에 높은 점수를 주던 해외 기관들도 글로벌 경기둔화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는 복잡한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굳이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성장률 전망을 조정할 경우 새로운 대책 등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것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대선을 치르고 난 이후인 연말에나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