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멋진 응수타진
입력 2012-11-28 18:14
바둑 삼국지라 불리는 농심신라면배 연승최강전 2차전이 지난 26일 시작됐다. 한국 중국 일본 등 각국의 대표선수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되는 농심배는 1·2·3차전으로 진행된다.
부산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는 중국의 탄샤오 7단이 다카오 신지 9단, 이동훈 초단, 이다 아쓰시 3단을 연이어 격파하며 3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마지막 4국에서는 이호범 3단이 탄샤오의 발목을 잡으며 한국에 귀한 1승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시작된 이번 2차전, 이호범의 상대는 일본의 신인 후지타 아키히코 3단이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한국에 승산이 있는 대결이다.
<장면도> 백1로 갈라쳐 흑2에 3, 5로 차단해 온 장면. 흑의 응수가 어려워 자칫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까?
<참고도1> 의례히 상대가 끊어오면 가장 먼저 어느 한쪽 단수 치는 수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속수. 백은 유유히 2, 4로 뛰어나가 흑이 답답한 모양. 다음 A의 단수가 너무나도 아프다.
<참고도2> 백 한 점을 건드리지 않고 흑1로 들여다보는 수가 멋있는 착상. ‘들여다보는데 안 잇는 바보 없다’는 격언처럼 백2로 받아준다면 이제는 3으로 단수 쳐 백을 몰아갈 수 있다. 백은 4, 6으로 흑 한 점을 제압할 수 있지만 흑은 5, 7, 9로 회돌이 치며 중앙을 두텁게 막아 대성공.
<실전도> 백 또한 상대의 뜻대로 응해줄 수 없다. 백2로 뻗어 귀를 흑에게 내주고 백8로 두텁게 한 점을 잡아 일단락. 흑이 9로 받아줄 때 백도 선수를 뽑아 서로 불만 없는 진행이다.
이 대국은 마지막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호범의 반집패로 끝나며 2연승에 실패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