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맥 잇는 흙을 다루는 토수들의 애환… EBS ‘극한 직업’
입력 2012-11-27 20:06
극한 직업(EBS·28일 밤 10시45분)
나무를 다루는 이를 목수(木手)라 칭하듯 흙을 다루는 사람은 토수(土手)라 불린다. 지금이야 ‘토수’라는 이름조차 생소하게 들리는 시대가 됐지만, 옛날 우리 조상들이 집을 지을 때 토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집 밖에 담장을 쌓는 일, 전통 난방법인 구들을 깔 때 흙을 반죽해 화기(火氣)가 새지 않도록 꼼꼼하게 바르는 일 등 토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거의 없었다.
방송에선 여전히 토수들의 솜씨가 빛을 발하고 있는 현장들이 소개된다. 대표적인 곳은 현재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인 숭례문 공사 현장. 전통적인 공법으로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이곳에서 조상들의 기술을 계승하고 있는 토수들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전남 해남의 한 가옥을 찾아 토수가 직접 구들을 놓는 작업도 살펴본다. 아궁이, 고래(구들 밑으로 연기가 나가는 길) 등을 만드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수많은 공정을 꼼꼼하게 진행한 뒤에도 바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토수는 이 연기를 잡기 위한 방안에 골몰한다.
이 밖에 토수들이 겪는 애환도 들어본다. 흙이나 공사 도구를 직접 나르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허리와 팔, 어깨 통증으로 잠 못 이룰 때가 많다는 토수들. 하지만 전통의 맥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이 있으니 이들은 오늘도 열심히 현장을 누빈다. 제작진이 만난 토수들은 젊은이들이 고되고 힘든 작업 때문에 토수라는 직업 자체를 기피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