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180만명, 대학교육 투자비도 못건진다
입력 2012-11-27 20:00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졸업 후 대학교육에 들어간 비용만큼 벌어들이지 못해 ‘본전’을 찾지 못하는 대졸자가 180만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학교육을 일종의 투자로 봤을 때 수익률 역시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교육투자비용 회수하지 못하는 대졸자 늘고 있다’라는 보고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기회비용을 포함한 총 투자비용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대졸 근로자가 67만명, 일자리를 찾지 못한 대졸자가 113만명”이라며 “대학교육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지난해 총 180만명으로 1995년 59만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수익률 역시 악화됐다. 대학 등록금에 대학 입학을 위해 지출한 사교육비를 더한 비용과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 포기해야 하는 임금소득을 비용으로 고려할 경우 대학교육의 수익률은 1995년 10.0%에서 2005년 13.3%까지 올랐다가 2011년 12.5%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익률은 주식(6.1%)이나 주택(5.3%) 같은 다른 자산의 2000년대 연평균 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가 2000년 초 80%를 웃돌다 지난해 50% 수준까지 떨어졌고, 대학 등록금이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3배 가까이 뛴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는 더 이상 ‘남는 장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대학투자수익률이 10% 이상으로 집계됐지만 수익률보다는 대학을 나와 고졸자보다도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과도한 대학 선호사상 개선과 부실 대학 구조조정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