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1] 文, 부산·창원 공략… 부산 서부터미널 연설 후 창원시청 직행
입력 2012-11-27 22:05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27일 첫 공식 선거운동에서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 연대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문 후보는 연설마다 안 전 후보를 치켜세우는 한편 박 후보를 ‘유신독재세력’ ‘귀족 후보’라고 몰아붙였다.
문 후보는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유세를 시작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마감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오전 9시20분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 지지자 500여명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그는 연설 앞부분을 안 전 후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안 후보께서 정권교체를 위해 아주 큰 결단, 아주 아름다운 결단을 내려주셨다”며 “안 후보의 진심과 눈물,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을 하던 그 심경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잘 안다”며 “그분이 이루고자 했던 새 정치의 꿈, 제가 앞장서서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 후보에 대해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드디어 경제민주화의 가면을 벗어던졌다”며 “김종인씨를 통해 경제민주화를 할 것처럼, 상징인 것처럼 말하다 토사구팽했다”고 공격했다. 창원시청 앞에서 벌어진 유세에선 비판 강도가 더 높았다. “박 후보는 단 한번도 서민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 자신의 노동으로 돈을 벌어본 적도 없다. 취직 걱정 해봤겠나? 집값 걱정 해봤겠나? 빚 걱정 해봤겠나? 물가 높다고 걱정해봤겠나?”라고 했다.
문 후보는 서울로 돌아와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총력 유세에서는 “(앞으로)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결선에 나갈 후보를 국민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끔 하겠다”며 정치쇄신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비교하며 민주당 정부가 경제·복지·안보에서 월등히 유능하다고 역설했다. 현 정부의 실정에 박 후보도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다. 또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 열렸던 대통령 주재 안보대책회의 참석자 중에 대통령, 국정원장, 여당 대표까지 몽땅 군미필자였다”면서 “새누리당이 저한테 안보가 불안하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몰염치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지자 2000여명은 ‘문재인’을 연호했다. 정동영 고문은 “민주당에 안철수의 영혼을 합치는 것이 필승 전략”이라고 역설했고, 손 고문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제 구호를 문 후보에게 몽땅 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아침 부산에 내려가기 위해 서울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지하철을 이용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에서부터 마주치는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새 정치’를 약속했다.
부산=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