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1] 朴, 충청·전북 누벼… 현충원 참배후 곧바로 KTX타고 대전으로
입력 2012-11-27 22:04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7일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충청과 지지세 확장에 필요한 전북 지역을 찾아 ‘그물망 대통합 유세’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국립서울현충원을 찾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 박 후보는 20∼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모두 9곳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오전 8시30분쯤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서 9시27분 서울현충원에 도착했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세 번째 현충원 방문이다. 방명록에 ‘책임 있는 변화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선거운동 첫날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는 “이 길이 저에게는 15년 정치 여정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많이 드렸는데 이번에 꼭 그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서울역으로 이동해 KTX로 11시10분쯤 대전역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대전은 박 후보가 2006년 지방선거 지원유세 중 흉기에 상처를 입어 치료받던 병상에서 “대전은요?”라고 물었을 만큼 애정이 각별한 곳이다.
그는 이번 대선의 첫 유세이자 출정식이 열린 이곳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실패한 과거’로, 자신을 ‘준비된 미래’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또다시 갈등과 분열의 실패한 과거로 돌아가시겠나, 아니면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살리는 준비된 미래로 가시겠나”라며 “저희 새누리당은 국민을 네 편 내 편으로 나누거나 가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의 등장에 앞서 충청권에 지지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서 분위기를 돋웠다. 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박선영 전 의원,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문 후보는 정치에 처음 나온 순진한 안철수 전 후보를 구슬리다 결국 벼랑으로 몰아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했다”며 “안 전 후보의 사퇴는 정치적 자살과 같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대전역에는 1500여명이 찾아 박 후보를 응원했다. 평일이어서인지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뤘다. 시민들은 박 후보 연설 중간 중간 선거운동원의 구호에 맞춰 ‘원칙 소신 박근혜’를 연호했다. 새누리당은 대전 외에도 서울 광주 부산 등 4개 시·도를 연결해 유세를 실시간으로 유세 차량에 중계했다.
곧이어 세종시 금남면 용포리 시장을 방문한 박 후보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세종시를 지켰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충남 공주, 논산, 부여를 거쳐 전북 군산, 익산, 전주를 찾아 나머지 일정을 소화했다.
박 후보는 당초 전주에서 1박을 하려다 세종시로 장소를 옮겨 하룻밤 묵었다. 28일 충남 홍성, 예산, 서산, 태안 등 충청지역을 돌아본 뒤 경기도 평택, 오산, 수원을 끝으로 첫 1박2일 유세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전=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