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기름유출·구제역·방사능… 인간이 만든 생태위기 구약성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입력 2012-11-27 19:16
희년(Jubilee)의 복 생태회복/황창호 지음/뉴허라이즌
생태위기는 지금 전 지구상의 문제가 되어 있다. 2010년 이래 미국 멕시코만에서의 해양 원유개발 시설 폭발로 인한 환경 재앙,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과 조류독감, 일본 도호쿠지방을 강타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의 방사성물질 유출 등 자연환경 파괴와 생태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자연뿐 아니라 인문, 사회 환경에서도 생태위기는 여지없이 발생하고 있다.
현직 저널리스트로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구약성서상의 안식(일)과 안식년, 희년제도의 바닥에 흐르는 윤리의식이 현대 생태위기에 주는 메시지를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작금의 제반 자연적·사회적 생태위기 상황을 창조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면서 성서를 중심으로 생태회복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 책을 썼다. 저자는 안식이 창조의 법칙임을 생각할 때 안식일, 나아가 희년 사상은 본질상 창조질서 회복의 윤리를 구성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안식일과 안식년, 희년에 내재된 사상·윤리적 아이디어로 ‘거룩’과 ‘원상회복’, ‘긍휼’을 도출하고 있다.
저자는 안식일, 희년 전통에서 드러나는 ‘주기적 자기억제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생태회복을 위한 실천적 방안으로 ‘자기억제’의 필요성을 말한다. 풍성한 물질문명 속에서도 정신적·영적 공허를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안식일과 희년 전통의 주기적 자기억제 움직임은 문제 해결의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사명과 관련, 창세기에 언급된 어휘들이 ‘정복’ 등으로 해석돼 자연환경과 생태파괴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지적하며 하나님의 창조 의지를 생각하면서 ‘정복’을 ‘섬김’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언론 현장에 있으면서도 서울 기독대 대학원에서 구약학을 전공, 깊은 연구를 한 저자의 내공이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이번 출간을 통해 구약성서가 고대 이스라엘의 삶의 정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적용돼야 할 당위성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등 모든 영역에서 직면하고 있는 구체적 문제들을 성서의 창을 통해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대사회에 제기되는 수많은 도전 과제를 성서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에 공동체 전체로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생태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런 작업을 통해 개인이 하나님 임재를 더욱 깊게 인식하고, 결과적으로는 이 땅을 뛰어넘는 영원한 본향에 대한 소망을 굳건히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태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