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시내버스 훔쳐 질주… 새벽에 3대 연달아

입력 2012-11-27 19:00

자동차 게임을 통해 익힌 운전 실력으로 시내버스 3대를 연달아 훔쳐 운전한 겁 없는 중학생이 구속됐다. 심야 시간대여서 큰 사고는 나지 않았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공용주차장에 주차된 시내버스를 훔쳐 운전한 혐의(특수절도 등)로 강모(15)군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강군은 지난 15일 새벽 2시쯤 서울 수색동의 한 공용주차장에 들어가 열쇠가 꽂혀 있던 버스를 몰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운전미숙으로 주차된 다른 버스와 접촉사고를 냈다. 강군은 다시 다른 버스를 몰고 주차장을 나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색동의 군·경 합동검문소를 발견했다. 겁을 먹은 강군은 버스를 일산 방향으로 돌렸지만, 도로 옆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다. 강군은 버스를 버리고 공용주차장으로 돌아가 세 번째 버스를 몰고 자신이 살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까지 18㎞를 운전해 갔다. 강군은 자신의 집 옆 도로가에 버스를 세워놓고 집으로 돌아갔다.

경찰은 공용주차장 등에 설치된 CCTV와 버스가 버려진 일산동 근처를 탐문수사한 끝에 일주일 만에 김군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강군은 운전대를 잡아본 적도 없고 오토바이를 몰아본 경험도 없지만, 자동차 게임을 자주 해 운전법에 익숙했다. 강군은 범행 직전 친구들에게 “버스를 훔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던 강군은 평소에도 음식을 먹은 뒤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등 상점, 빈집 등을 대상으로 절도를 일삼았다. 강군은 절도 혐의로 실형을 받고 지난 2월 소년원에 수감됐다가 8월에 출소했다. 경찰은 김군이 단순히 호기심에서 버스를 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