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입 영·유아복 가격 거품… 70%가 유통비

입력 2012-11-27 18:48


백화점·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해외 직수입 고가 영·유아복의 비밀이 밝혀졌다. 이들 영·유아복 소비자가격의 70%는 유통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도한 유통비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은 같은 옷을 다른 나라 소비자보다 훨씬 비싸게 구입했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은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영·유아복 브랜드(국내 34개, 해외직수입 15개, 해외라이선스 13개)의 5392개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과 소비자 인식도를 조사해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해외 직수입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 13만1823원 가운데 유통비는 10만2822원(70%)을 차지했다. 관세·물류비(7909원)까지 포함된 수입 원가는 판매가의 30%에 불과했다. 국내 제품(7만1254원)에 비해서는 평균 1.85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직수입 브랜드는 한국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연구원이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4개 나라에서 동시에 팔리는 티셔츠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 판매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프랑스는 92.4, 미국은 90.6, 일본은 88.9로 조사됐다.

직수입 제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 제품과 해외 라이선스 제품도 유통비용 거품이 심각했다. 해외 라이선스 방식은 해외업체가 상표를 보유하고 생산은 국내업체가 맡는 것을 말한다. 국내 제품의 경우 평균 소비자가격 7만1254원 가운데 유통비가 3만6339원(51%)으로 절반이 넘었다. 해외 라이선스 제품도 유통비가 3만4145원(50%)으로 판매가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소비자 만족도에서는 국내 제품이 해외 브랜드보다 월등했다. 디자인 및 유행하는 스타일, 원단 품질, 바느질 상태, 관리나 세탁의 편리성, 활동하기 편리함 등 5개 항목 가운데 해외 브랜드가 앞선 것은 디자인 분야뿐이었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은 “영·유아복의 경우 유통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데도 유통비용 비중이 높다”면서 “유통업체들이 합리적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